어디서 광을 파십니까?

기자수첩 - 박철환 기자

  • 입력 2023.11.16 10:50
  • 기자명 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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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3개월간의 여정’

‘우정이 아니었으면 해낼 수 없었던 축제’

‘애향심 없이는 이룰 수 없었던 축제’

나주축제 총감독을 맡았던 분의 개인 SNS 내용이다. 무슨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배우나 감독이 시상대에서 관객들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마치 하나하나 소개하는 수상소감처럼 들린다.

축제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내려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마치 성공을 전제로 한 개인적 생각들을 객관적 검증 없이 개인 SNS에 올리는 것이 온당한 일일까? 전문가까지 영입해서 치룬 축제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극도의 불편함 내지 자존심까지 상했다는 의견도 있는데 말이다.

이번 축제에 한 코너를 맡았던 이가 메일을 통해 제보한 내용을 소개한다. 극단적 표현은 최대한 순화했다. 제보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저하고 같은날 공연한 최00라는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며 무마하려는 나주시의 장 모씨와 남 감독의 폐착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한 합니다”

“그녀의 페북 친구들에게 인맥 자랑하는 변명입니다. 저는 자존심이 상해 더 이상 나주 축제이야기를 거론하기조차 싫습니다”

또 다른 행사기획자의 문자 내용이다.

“에고 도솔천아! 부질없다. 인생 후반전 나주서 완전 삑사리를 누구의 욕망에 지가 희생냥이 되어 그저 헛 웃음만 나네요”

이렇듯 반대편에서는 부정적 내용들이 존재하고, 나주시민들도 축제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많은데도 정작 축제를 총괄했던 감독은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눈치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 동안 남정숙 감독은 나주와 첫 인연을 맺으면서 누구보다 열정적이었고, 그 누구도 해낼 수 없었던 일들을 해냈다. 단순히 놀고, 먹고, 소비하는 낭비성 축제를 벗어나 고품격 문화예술로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축제를 만들고자 했던 고귀한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고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그러한 열정과 희생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많이 보아왔고, 열정이 꼭 최고의 선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경우는 대부분 열정이 넘쳐 독선과 아집으로 비춰질 때다.

남 감독의 나주축제에 대한 열정과 희생이 지역민들을 되려 소외시키고, 지역민들의 자존감을 훼손하고, 저급과 고급으로 문화를 갈라치기하고, 무작정 나를 따르라는 식의 과도한 열정, 또는 독선은 아니었을까?

이제는 개인 SNS에 더 이상 광을 팔지 말고 지역민들과 제대로 된 소통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신이 소신이라고 믿었던 말들이, 자신이 전문가라고 자부했던 자존심이 어떻게 지역민들에게 생채기를 냈고, 나주의 자존심을 훼손했는지 살펴보시라. 남 감독 자신의 명예만큼이나 나주의 명예도 소중하다.

지역민들에게 그 동안 앞만 보고 달리다가 본의 아니게 상처를 입은 분들이 있었다면 정중하게 사과한다는 말부터 해보시라. 그러면 나주도 4개월 넘게 나주를 위해 온몸을 불살랐던 남정숙이라는 사람을 다시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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