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삶을 찾다 ‘영산가’ 안방마님

나주에 산다(20) - 유진 전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 사무국장

  • 입력 2023.12.06 14:24
  • 수정 2023.12.06 14:27
  • 기자명 박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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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란 주민들이 직접 지역의 문제점을 찾아내어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과 협업을 통해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주민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민관공 협업 플랫폼을 말한다.

이런 지역문제 현안들을 발굴하여 지역주민과 관공서와 그리고 공공기간이 협력하여 지역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 있는 전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유진씨를 11월의 마지막날 영산포에 있는 그녀의 한옥집 ‘영산가’에서 만났다.

유진씨는 해결되지 않은 지역의 문제들 중에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소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 지역의 공론화 장이 절실히 필요하며 현 정부의 정책에 따라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 없어지더라도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또 다른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관·공이 협업하는 시스템이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며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금 등을 통한 솔루션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문제 해결의 주체로 주민이 직접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지역문제와 현안에 관심이 많은 유진씨는 조화로운 삶을 지향한다. 그녀가 말하는 조화로운 삶이란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있지만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으로, 사람 또한 자연속의 일부라며 조화롭고 아름답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했다.

영어를 전공한 유진씨는 영어학원을 운영하다가 2009년 광주전남 생태귀농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귀농 교육을 받았는데 그동안 삶에 쫒겨 바쁘게만 살아온 자신을 향한 큰 울림이 있었다고 한다. 그날의 감동으로 인해 학원업을 접고 땀 흘리며 생산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생태귀농학교 사무간사로 일을 하게 되었고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다양한 것들을 접하고, 비로서 농촌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에는 도시민을 위한 도시농부학교와 마을 공동체 활동을 더욱 활발히 하여 도시 텃밭을 만들어 시민들은 직접 씨앗을 뿌리고 자라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좀 더 그녀의 과거속으로 들어가 봤다. 유진씨는 2013년에 광주 동구청에서 도시농업관련 일을 하며 도심안에 있는 공터나 폐가를 이용해서 텃밭을 만드는 도시농업 발전계획 수립을 하는 일에 참여했었다.

2014에는 광주 NGO 센터에서 광주시 마을학교 코디네이터로 활약하였고, 2017년 도시농업전문가로서 시민들에게 도시농부학교에서 교육을 담당했다.

도시농부 관련일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당시 코로나로 활동이 제약되었을 때, 어르신들의 소일거리를 제공하고 힐링 공간이 되어 뿌듯했고. 어린이들에게는 교육 텃밭을 만들어 자연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되어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도시에서 벗어난 삶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2021년 한옥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영산포에 위치한 마당이 넓은 한옥에 정착하였다고 한다. 이 집은 1957년에 지어진 곳으로 마루에 누워서 서까래를 보고 싶어 하는 딸을 위해 천정의 서까래는 그대로 살렸다고 한다.

이렇게 부부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한옥집 ‘영산가’에서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유진씨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아침에 문을 열고 보는 계절의 변화와 황홀한 바람, 그리고 담 너머 보이는 은행나무와 진돗개 두 마리 ‘어깨’와 ‘동무’가 마당에서 노는 모습이라고. 참고로 진돗개 두 마리의 이름이 ‘어깨’와 ‘동무’다.

텃밭을 좋아하는 유진씨는 토종 씨앗과 모종을 심고 매년 배추와 무를 심어 직접 김장을 담근다고 한다. 올해는 콩과 팥을 심었는데 잘 자라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행복한데 수확의 즐거움까지 맛볼 수 있어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만족한다고 한다. 자연과 더불어 조화로운 삶을 살고 있은 유진씨와의 만남은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겨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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