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축제 기간에 20억 넘게 썼다

역대급 돈 잔치에는 입 닫고 보도자료 통해 자화자찬 일색
사전 검증 없고 사후 평가만 기대하는 인디언 기우제식 우려

  • 입력 2023.12.12 10:17
  • 기자명 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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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단 ‘2023 영산강은 살아있다’ 나주축제와 관련해 나주시가 집행한 예산이 20억이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통합축제라는 명분 아래 각종 행사를 같은 시기에 집중해 시각적 효과까지 노린거였지만 결과적으로 돈 잔치만 벌인 셈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20일부터 29일까지 10일 동안 집중적으로 행해진 나주축제는 메인무대를 영산강 둔치에 설치하고 시너지효과를 위해 나주시내에 나주읍성축제와 영산강국제설치미술제 등 별개의 행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각종 행사를 놓고 시민들은 예산 규모를 놓고 뒷말이 많았었다. 10억은 넘었을 것이라는 예측부터 20억 넘게 들었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각종 썰이 난무했다.

지역언론에서 그동안 축제와 관련해 세부적인 예산집행 내용을 문의해도 당당부서에서는 축제가 끝나고 최종 정산을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는 답변만 해 왔었다.

결국 축제가 끝나고 40여일이 지나서야 나주시의회 시정질의를 통해서 축제관련 예산규모가 드러났다. 20억이 넘게 들었을 것이라는 시민들의 추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총 규모는 대략 21억6천여만원이다.

구분해서 살펴보면, 나주시가 시의원들의 시정질의 답변을 통해 밝힌 나주축제 기간에 집행된 예산규모를 보면 영산강둔치를 메인 무대로 펼쳐진 통합축제 예산으로 12억8천5백만원이 집행됐다.

세부적으로 관광과의 마한문화제 8억5천만원, 농업정책과의 농업페스타 2억3천만원, 총무과의 나주시민의날 1억5천7백만원, 먹거리계획과의 요리경연대회 5천만원을 통합축제 예산으로 모두 합쳤다.

여기에 각 부서별로 축제와 관련해 각종 예산이 집행됐다. 명분은 축제 안전관리, 전시체험 및 홍보부스 운영 등으로 총 5억2천3백만원이다. 축제장 교통통제 및 안전관리 인력, 안전휀스시설, 볼거리 기반(꽃단지 조성) 등으로 2억8천만원, 나주시에서 유치 노력 중인 초강력 레이저연구시설 체험 홍보관 등 각종 전시, 체험, 홍보를 위한 행정 부스 운영에 1억5백만원, 그리고 기타 현수막, 가로 배너, 버스래핑 등 옥외광고비로 1억 3천만원을 집행했다.

그리고 또 있다. 나주축제와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위해 같은 기간에 진행된 행사로 영산강국제설치미술제는 2억5천만원, 나주읍성축제는 1억원이 집행됐다.

결국 나주시가 축제기간에 사용된 예산규모는 총 21억6천여만원이 된 셈이다. 나주통합축제 예산으로 12억8천7백만원, 축제관련 부서별 지원예산으로 5억3천만원, 영산강설치미술제 2억5천만원, 나주읍성축제 1억원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나주시는 향후 축제 추진을 위한 예산을 통합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나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인 시민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나주시는 첫 번째로 시도한 통합축제를 명분으로 예산부터 진행까지 사실상 ‘묻지마 축제’나 다름없었다. 시의회 의원들조차 사전 검증이나 또는 의사개진 자체도 힘들 정도로 독단적 진행이었다는 평가다.

문화예술 전문가라는 프레임에 막혀 그 누구도 사전 검증은 말도 꺼내지 못했고, 결국 나중에 제대로 평가를 받을것이라는 사후 평가만 기대하는 인디언식 기우제가 된 셈이다. 이를 우려한 듯 나주시는 축제기간에 각종 보도자료를 통해 성공한 축제라는 분위기를 띄웠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역대 최악의 실패라는 오명과 함께 돈 잔치만 벌인 축제라는 또 하나의 오점까지 뒤집어쓰게 됐다.

문제는 또 있다. 이번 시정질의를 통해 드러난 나주시장과 집행부의 축제에 대한 인식이 바닥민심과 너무나 거리가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축제에 대해 실망감을 넘어 분노감마저 느끼고 있는데 나주시장을 비롯한 나주시는 전혀 심각성을 모른다는 지적이다.

윤병태 시장은 축제에 대한 시의원들의 질의에 “이번 축제를 통해 나주의 문화예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이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답했다. 게다가 시민과 관광객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윤병태 시장은 이번 축제를 계기로 500만 관광시대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다고 답했다. 축제기간 누적 관광객 수가 무려 22만여명으로, 500만 관광시대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윤병태 시장의 축제에 대한 평가에 과연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동의할까? 자화자찬식 보도자료를 남발하고, 그런 내용을 보도한 기사를 평가 자료로 활용하니 민심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시민들의 지적을 나주시가 이제라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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