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축제 바닥민심 험악했다

나주시의회 주관 시민에게 듣는다 나주축제 성토장
김정숙 시의원, 조례 개정 통해 시민참여와 책임제 도입 검토

  • 입력 2024.02.06 17:58
  • 수정 2024.02.07 13:43
  • 기자명 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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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의회가 나주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가감없는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나주시의회는 지난 6일 송월동 행정복지센터 2층 회의실에서 ‘2023 나주축제, 시민의 목소리를 듣습니다’라는 행사를 마련했다.

나주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장으로 나주시외회는 지난번 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많은데 그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경청할 기회가 없어서 이번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황광민 부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격식이나 룰이 없이 누구나 손을 들어 발표할 수 있었고, 일반 시민 50여명이 참여해 2시간 넘게 진행됐다.

자신을 탐방뉴스 운영자라고 소개한 빛가람동의 이형석씨는 나주축제에 대해 준비기간도 짧았고, 관객동원도 미비했으며, 무엇보다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돈을 버는 생산성 축제가 아닌 소모성 축제에 머물렀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문평면에서 왔다는 김경수씨는 특별한 체험과 감정을 공개했다. 김경수씨는 “본인은 노래자랑에 참여했다가 예선에서 탈락했는데 막상 탈락했더니 축제장에 가고싶은 마음이 안들더라. 1등이나 2등 굳이 구분없이 시민들 누구나 다 참여하는 축제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장애인협회 회원인 서경우씨도 축제에 대해 혹평했다. 서경우씨는 “매일 축제장에 갔는데 썰렁하고 볼것이 없었다. 장애인 참여 콘텐츠도 없고 다시 찾고 싶지 않은 축제였다”고 비판했다.

나주시자원봉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문회 회장도 부족했던 축제에 대해 소감을 보탰다. 이 회장은 “10일 동안 매일 축제장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는데 너무나 넓은 축제장으로 인해 동선이 너무 길었다. 중앙에 메인무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동선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동선이 너무나 넓어서 중앙무대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 주차문제도 불평이 많았고, 시민들의 축제에 대한 주인의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총 회장을 맡고 있는 김관선 회장도 비판을 쏱아냈다. 김 회장은 “정체성을 담은 대표축제는 여전히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준비기간도 짧았고, 지역대표성을 담을만한 나주만의 축제에 대한 의견도 합의되지 않았다. 자치단체장이 바뀔때마다 나주배축에서, 영산강 축제, 마한 축제 등 여전히 대표적인 축제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번 축제에 많은 예산을 들였지만 지금 무엇이 남아있나? 설치물도 일회성에 그쳤다. 명칭도 장소도 모두 즉흥적이다. 시민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는 노력이 아예 없었다. 올해는 축제 대행사 선정부터 투명하게 시작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만실 회장은 아예 악역을 맡겠다고 공언하며 축제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 회장은 “축제 감독의 개인 페이스북에 반대의견을 개진했더니 차단해 버리더라. 그리고 축제 진행 과정을 보니 이것이 축제인지, 예술제인지,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전문가 타령만 했다. 막상 프로그램을 보면 잡탕이었다. 타 행사와 연계한다고 했는데 그것도 모르겠더라. 그래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축제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꼭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추진위원을 봐도 시의원 2명을 빼면 나주사람이 없다. 축제 평가를 봐도 시민참여가 보장되지 않았다. 나주축제 연속성을 위해서 정체성, 장소성, 축제성, 통합성을 따져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제 기간중에 나주 야생차 홍보시연회를 담당했던 박계수씨는 “나주축제 평가 자료집을 봐도 나주 야생차에 대한 언급이 없다. 불회사와 운흥사 외에도 나주에는 야생차밭이 많다. 축제자료에 야생차 관련 내용이 없어 너무 서운하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농어업회의소 김영옥 사무국장도 작심하고 비판을 쏟아냈다. 김 국장은 “축제 기간이 하필 농번기다. 농번기라 참여하기도 힘든데 이번에는 농업관련 부스 하나 설치하려고 해도 힘들었다. 10일 동안 무슨 축제를 했는지 모르겠다. 축제라고 볼 수 없다. 이렇게 축제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김 국장은 “11월 11일이 전국적인 농업인의 날인데 유독 나주만 11월 21일에 농업인의 날 행사를 했다. 무슨짓인지 모르겠다. 11개 농업인 단체와 축제 관련 그 어떤 소통도 없었다. 앞으로는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축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일방적인 축제 추진을 비판했다.

나주사랑시민회 공동대표 최진연 회장도 비판에 합류했다. 최 회장은 “축제는 지역민들이 함께 즐기는 문화행사다. 지역민이 우선이고 지역민이 축제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나주축제는 주인인 시민들이 없었다. 전문가 프레임에 나주시민들은 준비과정부터 배제됐다. 그 결과가 어떠했나? 축제기간에 솔직히 사람 없었다. 10일 동안 진행도 무리였고, 결과도 참담했다. 축제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점을 거듭 상기했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김덕수씨는 색다른 관점에서 평가를 보탰다. 김덕수씨는 “오늘 나주시의회의 축제평가회이가 집행부를 견제하는 차원인지 아니면 의정활동의 일환인지 명확하지 않다. 의회 자체 행사였다면 축제관련 예산심의 내용, 행정사무감사 내용 등을 자세히 소개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든다”고 토로했다.

축제예산 세부내역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예산집행이 적절했는지 판단이 어렵다는 지적도 보탰다.

사회를 맡은 황광민 부의장은 “오늘 이 자리는 나주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폭넓은 목소리를 듣는 기회가 없어서 마련된 자리”라며, 어떤 격식이나 룰이 없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윤미정씨는 유일하게 시민들의 안일함을 지적했다. 윤미정씨는 “오늘 이 자리가 생소하다. 총 감독이나 담당 과장정도는 참석할 줄 알고 왔는데 어색하다. 많은 분들이 축제에 대해 지적했는데 한 가지만 말하고 싶다. 내가 이 축제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불평불만이 있으면 안된다고 본다. 게다가 시민들의 적극적인 홍보와 참여가 많이 아쉬운 축제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철문씨는 “우리밀 새싹 나눔행사에 참여했는데 왜 축제가 이모양인가 너무나 서운했다. 더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오늘 같은 기회를 나주시가 마련해야 한다. 올해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준비단계부터 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기업 엔지니어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빛가람동의 이남씨는 “나주시 행정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시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축제를 기다리고 임해야 하는데 누가 그러겠나? 읍면동 주민들 프로그램도 없고, 주객이 전도됐다. 외부인은 차치하고 시민들이 우선 즐거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준비과정부터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를 맡은 황광민 부의장은 “오늘 이야기된 내용들을 잘 정리해서 충분히 전달해 올 나주축제 준비에 잘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마지막 정리에 나선 김정숙 시의원은 “축제 평가를 통해 나주시의회가 할 일은 조례개정이다. 오는 4월 나주축제 관련 조례개정을 통해 시민들의 평가가 제대로 반영되고, 축제에 대한 책임지는 시스템 도입, 준비단계부터 시민들의 참여보장 등의 내용을 담아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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