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선택권 침해냐? 공교육의 과정이냐?

매성고 신학기 야간 주도학습 참여 ‘해프닝’
공교육의 신뢰 추락이냐! 사교육 시장에 대한 침해냐!

  • 입력 2024.03.18 16:30
  • 수정 2024.03.19 09:44
  • 기자명 박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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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가람동 매성고등학교 전경
빛가람동 매성고등학교 전경

빛가람동에 소재한 한 고등학교에서 전체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야간 자기주도학습 관련하여 개인의 교육 선택권 침해냐? 공교육이 바로서기위한 과정이냐를 두고 지역사회에 다양한 해석의 생각거리를 제공해 주목된다.

매성고는 지난 3월 초 2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3월 8일부터 15일까지 야간 자기주도학습이 운영되었고 이에 관한 문자가 학부모에게 전송된 바 있다.

문자 전문은 다음과 같다. “오늘부터 8일간(3.8(수)~3.15(금)) 2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야간 자기주도학습이 운영됩니다. 이 기간 동안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자기주도적 학습 태도를 지도할 예정입니다. 또한 담임교사와의 첫 개별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새학년 학교생활의 적응을 돕고, 담임교사 또한 진학지도의 방향을 설정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2학년 전원 참여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개학 전 문자로 안내해드렸습니다. 8일간 학년의 학습 분위기를 유지하고 운영의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학원이나 과외, 개인적인 일정 등은 15일(금) 이후로 계획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며, 자녀가 이 기간 동안 학교 활동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독려 바랍니다. 항상 본교의 교육 활동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다.

문제는 이러한 학교의 협조 문자가 자율학습을 강요하여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을 침해하고 기본과 원칙을 가르쳐야 하는 학교에서 원칙을 무시한 사례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는 점이다. 일부에서 학생 의견은 묻지 않고 전체 학생을 참여시키고 있으며, 학생들이 생활기록부에 불이익이 있을까 염려하여 부당하다고 생각함에도 말을 할 수 없어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학교측은 확대해석에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매성고 관계자는 학기 초에 담임교사와 학생간의 상담과 모니터링을 위한 시간이 필요해서 마련된 시간이며, 평소에는 야간자율학습에 있어서 강제성이 전혀 없다. 학기 초에 야간시간을 이용하여 학습분위기 조성이 필요해 학생들의 수요조사를 충분히 해가면서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전남교육청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야간자율학습은 자유롭게 하고 강제로 할 수 없다. 학기 초에 학교에는 상담과 기타 조사를 위해 상담 운영 기간을 7일 ~10일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고 자유롭게 하라고 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현실은 어떠할까? 실제 학교별로 편차는 있겠지만 야간자율학습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도는 절반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들은 사교육이나 개인 일정으로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매성고의 경우도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는 학생이 20~30%에 불과하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빛가람동 모 학부모는 “학생들이 사교육을 선호하는 이유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제일 먼저 공교육의 신뢰가 바로 서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학년 초에 담임교사와 학생간의 학교생활 모니터링을 위한 사전 미팅 같은 야간자율학습조차도 강제성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 야박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이 정도로 높다는 것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일지, 또는 공교육이 사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갑질의 피해 사례인지 이번 매성고의 야간자율학습 관련 문자 해프닝은 지역사회에 많은 것을 생각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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