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 교수의 사회비평

이재창 교수의 사회비평

  • 입력 2005.11.23 14:41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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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장의 유감



근대화의 상징인 삼일로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을 복원하겠다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공약은 그냥 선거때 나오는 공약으로 서울시민들은 받아들였다.

그 후 서울 시장에 당선된 이명박시장은 회심의 카드로 청계천 복원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내밀었다.

수많은 반대론자들이 나서서 반대를 외쳤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이 반대의 논리를 들고 나와서 외쳤던 복원불가의 주장보다는 자연의 회귀를 바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는 것이 일반시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

처음에는 일반시민들의 냉철한 찬반 논리가 명료하지 않았지만 복원이 이루어진 다음 결과에서는 분명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우리는 사회에서 어떠한 사안에 대해 대부분 찬반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것이다. 자기의 생각에 여론에서 떠드는 입장을 받아들여 주장을 펼치곤 한다.

이러한 쟁점에 대해서 이를 주도해 가는 여론주도층에서는 대부분국민의 여론이랍시고 찬성과 반대를 외치지만 이는 주도층의 자기 논리를 위한 허울에 불과할 뿐 일반 국민은 찬성과 반대에 대하여 명확한 정보가 없을 뿐 아니라 지식도 없어서 분명한 입장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필자는 한동안대학에서 폐기물 처리라는 과목을 강의한 적이 있다.

2년전 방폐장 유치를 두고 극심한 대립의 양상을 보였던 전북 부안의 사태를 보면서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지역 이기주의와 소지역주의가 팽배한 우리나라 실정에서 모든 국민이 나서서 고난의 길을 가겠다고 서약을 하지 않는 한,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생활을 할 수 없는 현재로서는 원자력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중·저준위(중간정도의 방사능 오염물질) 방사선 폐기물 처리장을 짓겠다고 하는 정도를 가지고 저토록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혈전을 치루어야 하는가하는 반문이 생겼다.

중·저준위 방사선폐기물이라고 하는 것은 우라늄 잔존물과 같은 직접적인 방사선 폐기물이 아니고 원자력 발전을 위해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위해서 보호장구들로 장갑이나 옷, 또 기계 운전시에 사용기한이 다한 부품들이다.

또 첨단의 의학치료나 과학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방사선을 이용하게 되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방사선폐기물들을 말한다.

중·저준위 방사선 폐기물 처리장 시설 지역에 대해 정부에서 보상하는 지원내력을 보면 정부특별보조금 3000억원, 도특별지원금 300억,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양성자가속기설치, 방사성 폐기물 반입수수료 등이지만 실제로 투자되는 경제적 가치의 투자규모는 천문학적인 숫자이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저 위험에 너무 많은 혜택을 부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가소득이 막대하며, 양성자 가속기의 경우 최첨단산업을 이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시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성자 가속기경제효과를 보면 투자비가 1200억원이고 고용효과는 1만여명에 이른다고 예측되고 있으니 행정혁신도시 하나 유치하는 것에 버금가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이 양성자 가속기 사업에 우리보다 10배 이상인 14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어서 결국 우리나라도 미국에 버금가는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할 때 현재 예측하는 고용이나 경제효과의 10배 이상으로 보아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행정혁신도시 유치를 해서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가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그마저 놓칠 때 그나마 발전의 기회를 놓친다고 생각해서인지 행정혁신도시를 유치하기 위하여 자치단체들은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실정이다.왜 지금 경주는 축하의 샴페인을 터트리는가?

경주시민들은 방사선에 피폭을 당하면서 샴페인을 터트리는 우매한 시민들인가?

결코 아니다. 경주 시민들은 참으로 옳은 선택을 했으며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여론을 주도한 경주시장의 혜안은 더욱 돋보인다 할 것이다. 경주시민은 작은 것을 양보하면서 위대한 가치와 경제적 효과를 얻었다.

공동혁신도시가 나주로 결정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또 한 면에서는 나라의 장래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행동하고 책임 있는 여론을 어떻게 주도해야 되는 것인가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경주는 해냈는데 왜 전남·광주에서는 논의조차도 없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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