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입 시인「아내 엿보기」출간

나종입 시인「아내 엿보기」출간

  • 입력 2004.03.08 14:46
  • 기자명 취재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종입 시인(54.나주고 교사)이 두 번째 시집「아내 엿보기」(시와 사람刊)를 출간했다.「폭풍이 몰려오면 물고기는 어디로 숨나」(2000) 이후 3년만에 출간된 이 시집에는 모두 57편의 시가 실렸다.



나주에서 태어나 자란 시인은‘사계절에 따라 변해 가는 영산강변이 자신의 정신을 살씨우는 자양분’이라고 말한다.‘그 강변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길러내는 영양소’라 믿는다.



이번 시집에도 시인은〈영산강〉이라는 5편의 연작시를 통해 세월을 따라 흘러간 옛 추억의 그리움과 갈대처럼 흐느적거리며 위태로이 지탱하는 우리네 삶을 이야기한다.



“강물 위를 끝없이 흐느적거리는 갈대/그 갈대 끝쯤에/위태로이 서있는 우리네 삶이/흐느끼는 아픔으로 다가왔다/침묵 속으로/한없이 참잠해 가는 답답한 영혼들이/풍덩 뛰어들던 강물은 오늘도/완강한 침묵으로 갈대 곁을 스쳐간다”(‘갈대의 침묵-영산강4’중)



영산강변 삶의 이야기는‘강둑 옆 교실풍경’으로 이어져 입시전쟁에 짓눌린 아이들을 바라보는 교사로서의 시인의 안타까움과 가슴 답답함을 이야기한다.



“가방의 무게만큼/참고서 무게만큼/기울어진 어깨 위로/황혼이 물들고 있구나 애들아!/두 어깨를/자꾸만 추스려도/코가 땅에 박힐 것 같은/숨 찬 세상을 향해/그래도 우리는 대학으로 간다./…자꾸만 답답워 오는 가슴으로/불나방의 처절함으로/입시전쟁터의 전사가 되어/귀가시간 열두시 오분 전/그래도 우리는 대학으로 간다.”(‘그래도 우린 대학으로 간다-교실일기5’중)



시인은 인스턴트 시대에 길들여져 점점 인간미를 잃어 가는 아이들에게 진실한 가슴을 열어 알토란같은 시를 쓰자고 권유한다.



“잿빛으로 다가오는 하늘에도/온몸으로 뎁혀오는 햇살 속에서도/선술집 구석에서라도/진실한/우리의 가슴을 열어/알토란 같은 시를 쓰자.//진리라는 겉옷보다/철학의 갑옷보다/나신의 가슴을 열어/꽃씨처럼 날리는 언어를 모아/우리만의 시를 쓰자.”(‘우리 모두 시를 쓰자-교실일기3’중)



나종입 시인은 조선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풀잎문학 동인, 백호문학 동인, 교육문예창작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며, 한국문인협회 나주지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현 나주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며, 도립 담양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