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거행된 석전대제에는 나주지역 유생들을 비롯한 시민 200여명이 참석해 유교전통의 맥을 잇고 이를 재현하는 가운데 시종일관 숙연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나주향교에서는 음력 2월 상정(上丁)과 8월 상정(上丁)에 2번의 제를 지낸다. 위폐에 모셔진 선현은 공자를 비롯한 중국 9현과 조선의 동방18현이며 이들의 정신과 행적을 추모하기 위한 제사다.
이번 제례의 아헌관는 나익수 시의장이 맡았다. 나주향교 정진화 사무국장은 “갈수록 물질세계에 집착하며 정신과 철학을 경시하는 현대사회에서 옛 동양철학의 선현들을 모시고 공부하는 것이 무슨 종교나 단지 옛 것으로 비쳐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일제 강점기 문화 탄압을 거치며 맥을 이은 학문과 제사가 신세대의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인해 완전히 소멸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국장은 이어이러한 행사가 노인들만의 행사로 전락한 것이 안타깝다며 “한학을 공부하는 젊은 학자 및 대학생, 초중고 학생들이 옛 유생의 삶을 되돌아보는 생생한 체험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주향교는 조선시대 공교육기관으로서 건물 배치는 전묘후학(前墓後學) 구조다. 일반적인 향교의 전학후묘와 달리 앞에 제향을 두는 대성전을 두고 강학을 하는 명륜당을 뒤에 두는 방법으로 평탄한 대지에 건물을 배치할 때는 이와 같은 방법을 따랐다.
강학은 명륜당이라 명명하여 경전학업의 중심으로, 문묘는 대성전을 중심으로 공자와 중국 및 우리나라의 선현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성전으로 두 부분을 기본 구성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