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룡산처럼 변함없는 마음으로

덕룡산처럼 변함없는 마음으로

  • 입력 2006.02.27 14:53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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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초 덕림·옥산분교 마지막 졸업식 가져

폐교의 아픔 뒤로한 채 자랑스런 봉황인으로



“10여년 전만해도 700여명의 학생들로 교정을 꽉꽉 메워었는데…”

봉황초등학교 덕림분교와 옥산분교의 마지막졸업식에 참석했던 학부모들의 마음은 그저 아쉽기만 하다.

한때 아이들의 함성과 개걸스러운 잡담소리로 넘쳐나던 운동장이 시간이 흘러 추억속으로 잠기고 이제는 기억 저편 아늑한 공간에 묻혀 영영 잊혀져 버릴지도 모른다며 이번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폐교의 아픔을 겪는 어느 한 학부모가 넋두리 같은 말로 한숨지어 보였다.

최근 지역내의 초등학교들의 학생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본교에서 분교로 또다시 폐교의 전철을 밟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어 지역민들에게 씁쓸한 여운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0일 봉황초등학교(교감 김용섭) 덕룡관에서 치러지고 있는 제 81회 졸업식장에는 26일자로 통폐합되는 덕림(3명)·옥산(8명)분교의 11명의 졸업생이 본교를 찾았다.

이날 장래의 희망이 경찰과 기업의 사장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던 덕림분교생들은 졸업식 내내 여느 졸업생과 마찬가지로 들뜬 모습으로 졸업식을 마쳤지만 초롱한 눈빛속에는 이미 모교에 대한 그림움으로 가득 차있는 것으로 내비췄다.

덕룡관 졸업식장에서 봉황초 김기순 학교장은 회고사를 통해“졸업생들에게 바르고 고운마음을 지닌 사람, 끊임없이 학문을 닦아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가는 사람 그리고 항상 건강한 사람이 되어 모교를 잊지 않고 애정과 관심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당부했다.

윤지선 재학생은“정들었던 운동장에서 함께 뒹굴고, 소리지르며 즐거웠던 시간들이 언제까지나 있을 줄 알았는데 이제는 언니 오빠들과 함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쉽고 섭섭하다”며 생각 같아서는 떠나지 말라고 붙잡고 싶다는 말로 송사를 전해 졸업식장 분위기를 잔잔하게 했다.

이어 답사를 한 백슬기 학생은“배움의 길을 열어준 스승님과 학업에 열중하도록 사랑으로 감싸줬던 부모님 그리고 함께 학예의 전당 교정에서 눈물과 웃음으로 지내온 아우들에게 덕룡산처럼 언제나 변함 없이 더욱 노력하는 모범적인 중학생이 될 것”이라며 울음섞인 목소리로 다짐했다.

덕림·옥산분교의 통폐합에 대해 봉황초 김기순교장은“지역학부모들이 본교에서 주관하는 학습성과를 보고 아이들의 교육환경에 대한 요구를 강하게 제기해와 불가피하게 이루어졌다”면서“같은 학년의 또래끼리 한 학급에서 여럿이 공부한다는 점과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을 반영해 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한편, 봉황초등학교는 1922년 봉황공립보통학교를 개교하여 2006년도까지 총 879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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