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시대정신(독자투고)

  • 입력 2007.02.27 16:26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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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기술센터 봉황면농업인 상담소장 민경태


봄과 관련된 사자성어 중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너무도 잘 알려진 내용이라 설명하지 않아도 뜻을 이해하겠지만 굳이 해석한다면‘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라고 풀이가 된다. 고사성어의 유래에 의하면 글의 앞에 오는 봄은 계절적인 봄이요 뒤에 오는 봄은 심적인 봄을 뜻한다. 요즘의 계절적인 봄이 정말 봄이 아닌 듯 기상의 이상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춘절기도 지났으니 머지않아 남쪽 끝자락으로부터 매화꽃이 봄소식을 전하는 전령사가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예전만큼 봄소식을 기다리는 간절함은 덜하니 어찌된 것일까? 모진 고통과 갖은 장애를 극복한 애절한 남녀의 사랑이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엄동설한 눈 속에서의 보리가 더 푸르듯이 겨울날씨가 살 속을 에 이는 듯이 몹시 추웠어야 빨리 봄이 오기를 기다렸을 텐데 큰 추위 없는 날씨 때문에 봄을 기다리는 기대가 반감되었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농업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필자로선 자연의 소중함을 더없이 피부로 느끼게 된다. 수십 년 내에 우리나라의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변한다든가 남극 빙하가 녹아 어느 나라의 섬 대부분이 잠길 거라는 등의 뉴스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직업과 무관치 않은가 보다.

자연환경은 농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는 환경이 농업에 제약의 요인이 될 수 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폭우와 폭설 그리고 태풍 등은 농업인들의 땀과 노력을 일순간에 무너뜨려 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연재해가 자주 일어나게끔 한 근본적인 원인이 인간이 문명의 발전을 꾀하는 결과 때문이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컬한가. 늦었다고 판단할 때가 빠르다했던가.

다행스럽게도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확대되고 안전한 먹거리 농산물을 찾는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음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또한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 갈 세대들을 위해 학교급식 식재료를 친환경농산물로 사용키로 했다는 언론보도는 청량제가 되기 충분하다.

가뜩이나 어렵고 힘든 농업농촌에 친환경농업 실천은 절박한 의무이자 농업발전의 호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호기를 충분히 살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온전히 상생하는 그러한 시대가 속히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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