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애 양민학살 사건 명예회복 길 열려

▶ 진실화해위, 봉황 동박굴재 사건 진실규명 결정

  • 입력 2007.04.21 11:42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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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춘 진실화해위 상임위원과 한 유족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가 지난 18일 한국전쟁 전후 우리나라 군인ㆍ경찰에 의한 민간인 학살사건 중 처음으로 나주 동박굴재 사건(봉황 철애마을 민간인학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위는 그동안 유족과 마을주민 진술, 지역언론을 통해 소개된 나주 동박굴재 사건을 조사해 여러 증언과 자료를 통해 사실임을 확인했으며 공권력에 의해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인만큼 피해 회복을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봉황 철애마을 관련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건은 지난해 진실화해위원회에 접수된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 집단학살 관련 진실규명 신청 9,609건 중 공식 확인된 첫 사례이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봉황 현지 유족회는 50년 만에 한을 풀게 됐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유족회를 구성하고 문화원, 지역신문 등과 함께 자체진상 조사와 아울러 위령비 건립 등의 활동을 펼쳐 온 보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철애마을 민간인 학살 진상조사 규명을 위한 유족회 양성일 회장은 모든 주위분들의 도움으로 오늘 같은 일이 있게 됐다며, 향후 역사적 진실이 밝혀지고, 관련자들의 명예가 회복된다면 그동안 숨죽이며 살아 온 관련 유족들의 평생 한이 풀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봉황 철애마을 민간인 학살사건(일명 나주 동박굴재 사건)은 그 동안 나주사랑청년회, 나주시문화원, 나주신문, 나주투데이 등이 지역역사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자체진상 조사를 통해 광범위하게 알려졌으며, 그 과정에서 희생자 관련 후손들이 유족회를 구성해 정부의 진상규명 촉구운동을 벌이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었다.

진실화해위에도 나주 동박굴재사건은 1951년 2월26일 나주시 봉황면 철천리 철야마을 뒷산(속칭 동박굴재)에서 나주경찰서 소속 특공대에 의해 나주시 봉황면 송현리과 철천리 주민 등 약 40여명이 불법적으로 희생되었다고 진실규명을 신청한 사건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조사 결과 나주경찰서 특공대가 빨갱이로 지목한 봉황면 송현리 원봉마을 주민 3명과 봉황면 선동마을과 철야마을 주민 중 입산자(入山者) 가족과 젊은 남자들, 가족의 연행에 항의하는 여성 등 29명을 철천리 뒷산(동박굴재)으로 끌고 가서 총살했는데 그 중 4명은 현장에서 달아나 생존했다고 밝혔다.

또한 희생자들은 비무장, 비전투원인 민간인으로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20∼30대가 가장 많았고 여성도 7명이 포함되었다고 설명했다.

진실화해위는 향후 진상조사와 관련 세부적인 일정까지 곧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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